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절차를 진행 중인 존 J. 레이 3세 FTX 최고경영자(CEO)가 FTX 투자자가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기 전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받을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FTX는 존 레이와 그의 팀에게 파산 구조조정의 대가로 수백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존 레이는 지난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한 것으로 유명한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FTX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물러나고 존 J. 레이 3세가 새 CEO로 임명됐다. 레이는 이날 델라웨어주 법원에 낸 파산보호 관련 문건에서 "내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는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레이와 그의 팀은 회사에서 직접 일하는 일반적인 직원과 다른 전문 독립 계약자다. 이는 FTX 투자자가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기 전에 보수를 즉시 지불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산 절차를 진행하는 다른 은행가와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델라웨어 법원 서류에 따르면, 존 레이 CEO는 시간당 1,300 달러와 ‘합리적인 비용’을 받는다. 전일 기자 회견에서 미국 변호사 데미안 윌리엄스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기 중 하나”라고 부른 파산과 사기 전반을 해결하는 대가다. 레이는 1년(50주) 동안 표준 주당 40시간 근무하여 2주간의 무급 휴가를 허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60만 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다.
레이의 ‘구조조정 전문팀’은 지난 30년 동안 최소 3번의 파산을 함께 진행한 최고의 팀이다. 팀에 속한 세명의 파산 담당관은 인당 시간당 975달러 또는 연간 585만 달러를 청구하고 있다. 레이를 포함해 4명의 ‘파산 전문가’들에게 지불되는 총액은 시간당 4,225달러, 즉 연간 845만 달러에 달한다.
FTX의 파산은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신청서 등에 따르면 FTX와 계열사 130여개의 부채 규모는 최소 100억 달러(약 13조2000억원)에서 최대 500억달러(약 66조2000억원)로 추산된다.
상위 50명 채권자에 갚아야할 부채는 최소 31억 달러(4조2000억 원)에 달해 100만 명 피해자 전원을 구제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할 전망이었다. 이 보상이 이루어지기 전에 FTX 구조조정 전문가들부터 비용을 지불받는 것이다.
한편 레이 CEO는 전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FTX 청문회서 FTX 사태에 대해 4시간 이상 여러 가지 증언을 내놨다. 그는 특히 “FTX가 구식(old school) 횡령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FTX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제대로된 기록 보관 없이 ‘퀵북(QuickBooks)’을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것은 정말 구식 횡령이다. 이것은 단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신의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며 전혀 정교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FTX가 미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기 24시간 전에 1,500명의 바하마인이 1억 달러를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레이는 “바하마에서만 동결 해제되었으며 바하마의 약 1,500명의 고객에게 1억 달러 이상이 해제되었다. 다른 투자자들의 계좌는 잠겨있었다”고 증언했다.
(사진: CNBC, 청문회서 증언하는 존 J. 레이 3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