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14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과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자해했다.
치명적인 부상을 피한 그는 한동안 차 안에 머물다 자신의 변호인에게 연락해 자해 사실을 알렸다. 현장에 도착한 변호인은 오후 9시 50분께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며 119에 신고했다.
김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차량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서 정치권과 법조계에 대한 청탁·로비 등을 담당한 `키맨`으로 꼽힌다. 대장동 일당에 늦게 합류했지만 기자 시절 쌓은 인맥으로 각종 민원을 해결하고 인허가를 받는 대관 업무를 맡으면서 주도권을 쥐었다.
특히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의 숨겨진 지분이 있는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핵심 당사자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씨 등과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천176억원에 달하는 시행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 등으로 지난해 기소됐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그는 구속 기한 만료로 지난달 24일 석방됐다.
유 전 본부장, 남씨는 최근 공판에서 대장동 개발 배당금 일부와 금품이 이 대표 측으로 선거자금으로 전달됐다고 주장하지만 김씨는 이에 동조하지 않는 입장이다.
김씨는 측근인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 인테리어 업자 A씨 등이 김씨의 범죄 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13일 검찰에 체포되자 정신적으로 크게 압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 탓에 무고한 지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주변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최씨 등이 대여금이나 투자금 형식으로 자금을 빼돌려 김씨의 범죄 수익을 숨긴 것으로 본다. 이들이 김씨나 화천대유 명의로 부동산을 구매하고 배당금을 받은 것 역시 범죄 수익을 숨기기 위한 수법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씨가 구매한 타운하우스의 인테리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인테리어 비용을 부풀린 뒤, 김씨에게 다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돈 세탁`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와 지인들은 해당 자금 거래에 범죄 수익을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