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 오르는게 없는 고물가 시대, 밥상 물가가 연일 치솟고 있지만, 한우 가격은 예외입니다.
오히려 하락세가 가파른데, 그래도 소비가 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 불황의 신호일지, 김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입 고기보다 배로 비싼 가격에 큰 마음을 먹어야 살 수 있었던 한우.
[이소윤 / 서울 용산구: 사실 한우가 비싸서 세일하지 않을 때에는 선뜻 장바구니에 안 담게 돼요.]
[이희영 / 서울 동작구: 한우는 너무 많이 비싸가지고 안 먹게 됐는데…]
요즘엔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한우 평균 도매가는 지난해보다 11% 하락했고, 등급이 낮을 수록 하락폭은 더욱 큽니다.
한우 사육 수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많아지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가운데, 경기 둔화로 한우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한우 값 하락에도 소비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가정 내 한우 구매량은 12kg로 전년보다 6% 가량 줄었습니다.
가격이 오른 돼지고나 닭고기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한우 값이 떨어져도 가격이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소고기나, 가격이 올랐어도 한우보다는 저렴한 돼지고기,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은 것입니다.
한우 수요는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내년에도 줄어들 거란 전망입니다.
유통업계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로 한우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김창훈 / 이마트 축산 매니저: 한우 소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 한우데이 등의 프로모션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차별로 한우 시세에 따라 할인율을 높여서 (행사를 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시름이 깊어진 축산농가는 정부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한우 가격 연착륙을 위해 생산자 단체,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해 한우 소비를 촉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꽁꽁 언 소비자들의 지갑은 당분간 쉽게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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