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대표팀의 선전에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가도 환호하고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얘기 유통산업부 전효성 기자와 들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유통가가 반짝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요?
<기자>
월드컵 기간 편의점, 마트, 이커머스, 배달플랫폼, 치킨집 가릴 것 없이 매출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물가 고금리 이중고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았는데요, 모처럼의 월드컵 특수에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것으로 읽히는 부분입니다.
지난 2010년 현대경제연구원은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 7,350억원 규모의 민간 소비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추산했는데요,
여기에 국가브랜드 홍보 효과(1.35조),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1.68조)도 조 단위에 달할 거라는 전망도 내놓기도 했습니다.
16강에서 한 단계 더 올라서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축구팬 뿐 아니라 기업 관계자들도 한마음일 겁니다.
<앵커>
특히 돋보인게 치킨집과 편의점의 매출이었습니다.
치킨이야 국민 간식이니까 그렇다 쳐도, 편의점의 매출이 늘어난 건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기자>
이번 월드컵은 겨울 월드컵 아닙니까? 추워진 날씨 탓에 집에서 즐기는 월드컵이 된 거죠.
경기 시간대도 오후 10시, 자정, 새벽 4시에 있다보니 집에서 보기에 더 적절한 시간대였고요.
그러다보니까 배달 음식과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던 거죠.
편의점 매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우리 대표팀 경기가 있던 날 맥주와 간편식, 과자류 매출이 일제히 크게 늘었습니다.
이중 재밌는 건 우리나라 16강 진출에 기여한 게 가나 대표팀이었잖아요, 편의점에서 지난 주말 가나초콜릿 매출이 30% 이상 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름이 같은 초콜릿 매출까지 늘어날 정도라니까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월드컵에 환호하고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편의점 업계에서 통상 11월은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라고요?
<기자>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많아야 편의점도 잘 되는데, 4분기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줄죠.
여기에 이태원 참사 이후 사회적 추모 분위기가 조성되며 빼빼로데이와 수능도 화려한 마케팅 없이 넘어갔습니다.
편의점 365일 중 가장 매출이 많은 날이 빼빼로데이인데 연말 대목을 사실상 날린 거죠.
실제 대한상공회의로 통계를 보면, 올해 4분기 편의점 경기전망 지수는 3분기보다 40p 이상 떨어지기도 했고요.
이런 시점에서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되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까지 남은 한달여를 메워준 겁니다.
실제 월드컵을 전후로 대표 편의점주인 GS리테일(2.3→2.9만)과 BGF리테일(16.5만→19.0만)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편의점 업계는 카타르 월드컵으로 올해를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내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업계에서는 편의점을 유통업계 최선호주로 꼽습니다.
실적이 후퇴하는 마트업계, 수익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 이커머스에 비해 편의점을 낙관적으로 보는 거죠.
특히 편의점은 인플레 상황의 수혜주로 꼽히는데요, 내년에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편의점은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올해만 봐도 편의점 업계 1, 2위인 CU와 GS25의 점포수는 약 900개가 늘어날 전망인데요, 이는 지난해 기존 점포 수의 약 8%가 더 늘어난 겁니다.
"편의점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사실상 기우였던 셈인거죠.
<앵커>
편의점은 대형마트나 이커머스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수혜주로 꼽히는 거죠?
<기자>
전통적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물가가 오를 때 수혜를 입는 업종으로 꼽혀왔습니다.
물론, 대형마트가 단가로만 따지면 상품 가격은 더 저렴하죠.
하지만 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한번에 많은 구매를 하는 장보기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는 수준이 된 겁니다.
근거리에 위치해서 방문하기 편하고, 정말 필요한 것만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을 더 찾는 거죠.
편의점은 고객 1명이 한번 방문해서 쓰는 돈, 객단가가 7천원 정도로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가까우니까, 24시간 운영하니까,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으니까, 이런 이유로 가격에 대한 저항성도 다른 유통 채널보다 낮은 편이도 하고요.
여기에 편의점 업체들은 도시락, 커피 등을 가성비 상품으로 런칭하면서 밖에서 점심먹기가 부담스러워진 시기의 수요층도 적절히 공략했고요.
특히, 편의점은 젊은층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도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한 소비자 조사에서 10대 소비자의 약 절반(45.1%)이 "편의점을 대체할 유통채널이 없다"고 답했는데,
이 역시 중장기적으로 편의점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하겠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