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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도 '리스크·온' 조짐..."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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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와 함께 시작된 채권시장의 어려움도 조금씩 해소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 발행이 성공한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Fed 의장이 금리인상폭을 낮추겠다고 발언하면서 자금시장에도 훈풍이 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는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진행된 SK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몰린 돈은 8,600억 원.

당초 모집액이었던 2,300억 원의 4배 가까운 금액이 몰렸습니다.

이보다 하루 전 진행된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도 모집액의 3배 넘는 자금이 모였습니다.

여기에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밝히면서 국내 국채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도 "최근 시장 수요가 국채에서 우량채 수요로 옮겨오는 등,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신규 발행은 줄어든 반면 상환만 늘어난 상황입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와 AA-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 차이를 일컫는 신용 스프레드는 1.76%p까지 벌어졌습니다.(11월 30일 기준)

1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77%p와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단기물 금리는 더 심각합니다. 대표적인 단기자금 시장 지표인 CP금리는 지난 30일까지 48거래일 연속 상승 중입니다.

CP 발행 잔액은 1년 새 30조 원가량 급증한 114조 원을 넘겼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자금이 필요함에도 부족한 신용도 탓에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는 겁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가운데 일부 채권시장에서는 이른바 `리스크-온(Risk-on)`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인 상황은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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