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 이후 뉴욕 증시가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IB(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증시 상승 동력이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BoA는 "미국 증시 상승장을 이끌던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도 내년 6~7월은 되어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 BoA 수석 전략가는 미국의 10월 CPI 발표 이후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증시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월 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다는 기대감에 지난 16일(현지시간)까지 한 주 동안 약 229억 달러의 자금이 글로벌 주식 펀드로 유입되었다"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이 약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시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미국 증시에 나타난 베어마켓 랠리가 끝나가고 있다"면서 "기업 실적 리스크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증시가 당분간 부진한 흐름 연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 증시는 10월 CPI 발표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에 급등한 바 있다. 다만 지난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 총재를 비롯한 매파 성향의 연준 위원들이 공격적인 금리인상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난 한 주 동안은 약보합권에서 방향성을 모색했다.
한편 마이클 하트넷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내년 여름은 되어야 통화정책 `피벗(Pivot·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트넷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둔화되었다는 신호가 감지되기 전까지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6~7월 전까지는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이고, 그전에 피벗을 기대하는 것은 `큰 실수(Big Mistake)`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나타나도 기업들의 순이익은 `역설적으로(Ironically)`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 증시가 금리인상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리스크도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는 주식 대신 채권을 보유하고, 하반기부터 증시에 다시 주목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알려진 마이클 윌슨(Michael Wilson) 모간스탠리 수석 전략가 역시 미국 증시가 내년 상반기에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윌슨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증시가 기업 실적 리스크로 내년 초에 신저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베어마켓 랠리가 끝나고 나면 경기 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해야 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사진=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