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지금이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의의 첫 번째 세션인 식량·에너지 안보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이 러시아의 파괴적인 전쟁을 중단해야 할 시기라고 확신한다"며 "이는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핵무기로 위협하고 있다며 "핵무기 협박에는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과 관련해 "전쟁이 언제 끝나든 우리의 곡물 수출은 무기한 연장돼야 한다"며 다른 항구로도 곡물 수출이 가능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봉쇄했다. 이에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곡물 수출 협정이 체결돼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흑해 3개 항구를 통한 수출이 재개됐지만, 이달 19일로 곡물 수출 협정이 만료된다. 유엔 등이 나서 협정 연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타결이 안 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주요 기반 시설을 공격하면서 추위를 무기로 만들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에너지 자원이 무기로 사용되지 않도록 러시아산 석유의 가격 상한선 규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빈센트 피케트 인도네시아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사진을 올린 뒤 "그가 감동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연설을 했다"라며 "유엔 헌장을 존중하고 평화를 회복할 것을 요구했다"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는 G20 회원국이 아니지만, 의장국 인도네시아의 초청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G20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20에 참석할 경우 자신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푸틴 대통령이 발리를 직접 찾지 않고 화상으로 참석하기로 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참석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