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다시 오르기는 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1,300원대로 내려 앉았는데요. 이를 두고 환율이 고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아직 추세적인 하락은 시기상조이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끝나기 전까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강한 긴축기조 속에 이달 초까지만 해도 1,40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
하지만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10원선까지 내려왔습니다.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소식에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고, `차이나런(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 이탈 현상)`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늘어난 점도 환율 진정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투자자에 기존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높여줄 것을 요청하기로 하면서 환율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진 분위기.
기관투자가의 환헤지 비율이 높아지면 이들은 은행에 선물환 매도, 즉 특정 시기에 고정된 환율로 달러화를 팔겠다는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은행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외화를 차입하면서 다시 선물환을 시장에 매도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환율 급락으로 일단 원·달러 환율이 진정국면을 맞으면서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연말까지 늦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강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미 연준의 긴축기조가 현재진행형인데다, 내부적으로는 무역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등 강달러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전규연 / 하나증권 연구원: 펀더멘털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외 요인들 때문에 환율이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1,400원대로 올라간다고 보여지지는 않지만 연준의 스탠스 자체가 완전히 바뀐 것도 아니다보니 경계감 자체는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정부의 기관투자자에 대한 환헤지 요청으로 400억달러 정도가 시장에 공급되는 효과가 예상된다지만, 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환율이 단기에 급락하면서 섣불리 나서기는 애매해진 상황입니다.
[민경원 / 우리은행 애널리스트 : 연기금 같은 기관에서 만기도래, 캐시플로어에 맞춰 환헤지를 하는 거지 전체적인 물량사이즈를 한번에 소화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연기금도 전략적 환헤지를 할텐데, 환율이 이렇게까지 빠지면 공격적으로 할 이유는 없죠.]
오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원 내린 1,316원에 출발했지만 위험선호 심리가 후퇴하면서 7.5원 오른 1,325.9원에 마감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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