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해군은 다음 달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相模)만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우리 해군을 참가시키기로 27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과거 일본 주관 국제 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 국제 관함식과 관련한 국제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해군이 관함식에 참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관함식을 계기로 개최되는 다국간 인도주의적 연합훈련과 30여 개국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하는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 참석은 우방국 해군과 우호 협력 증진은 물론 우리 해군이 주변국·국제사회와 해양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가지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관함식에 정부는 전투함이 아닌 최신예 소양급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t급)을 보낸다.
소양함은 오는 29일 진해항을 출항해 내달 1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입항할 예정이며 6일 국제 관함식 본행사에 참가한 후 참가국 함정들과 7일까지 다국간 연합훈련을 한다.
이 훈련은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수색 및 구조를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훈련으로, 우방국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제고함으로써 역내 해양 안보 협력에 기여할 수 있다고 국방부는 기대했다.
일본 측이 지난 25일 밝힌 바에 따르면 관함식에는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파키스탄, 싱가포르, 태국 등 12개국 함정 18척과 미국 항공기 5대가 이번 관함식에 참가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1월 한국 등 서태평양 지역 우방국 해군에 관함식에 참가해달라는 초청을 보냈고, 정부와 군은 그간 이를 검토해왔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군기(욱일기)와 거의 같은 깃발을 사용하는 점 등으로 인해 정치권에서 관함식 참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정부는 고심 끝에 한일관계 개선과 안보 협력에 방점을 두고 참가하기로 했다.
한국의 일본 관함식 참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2002년과 2015년 우리 해군이 일본 관함식에 참가했고, 일본은 1998년과 2008년 우리 관함식에 참가했다.
해상자위대는 2018년 제주도 국제 관함식에 초청됐지만, 당시 우리 측이 해상자위대기 대신 일본 국기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자 결국 참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