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프리즘 시작합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함께 합니다.
문 기자, 증시 상황 먼저 전해줄까요?
<기자>
오늘 우리 증시는 ‘미국과 다른 방향, 이유는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간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으로 뉴욕증시는 보합 또는 하락했는데요.
개장 전에 우리 증시도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 마감했습니다.
양 지수 모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컸습니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벌써 5거래일째 연속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증시는 보통 뉴욕증시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잖아요.
우리 증시가 왜 올랐는지, 또 외국인 매수가 꾸준히 들어오는 이유를 하나씩 살펴볼까요?
<기자>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 들어오는 가장 큰 이유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되고 있어섭니다.
달러화 약세, 즉 상대적인 원화 강세에 1,444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현재 1,417원입니다.
이렇게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고 또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자,
그동안 고환율에 환차손 우려로 국내 증시를 외면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킹달러, 갓달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됐었는데요.
갑자기 달러화 강세가 약세로 역전된 이유는 어떤 겁니까?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행보가 누그러들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시장은 연준이 12월부터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월이 오는 2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12월부터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한다면, 달러화 약세 흐름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현재 109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예상과 다르게 줄여나가자 연준의 속도 조절론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 박해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해린 기자 리포트]
<앵커>
계속해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도 밝습니까?
<기자>
안타깝지만, 이번 환율 진정세는 짧게는 다음 달 초까지만 유효하다는 등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단기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국(3.00%)과 미국(3~3.25%)의 기준금리 차이는 0.25%p인데요.
다음 달 연준이 0.75%p 올리고, 한은도 0.5%p 올린다면 금리차는 0.5%p로 확대되고요.
12월에는 FOMC만 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연말 한미 금리차는 최대 1.25%p로 늘어납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 강세가 다시 크게 작용하게 되고 결국 환율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연말 원·달러 환율은 최소 1,440원에서 최대 1,540원입니다.
이에 외국인 자본 유출은 연말까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요.
우리 증시 역시 다시 한 번 급락세를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다면 우리 증시는 또 몸살을 앓겠네요.
문 기자,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눈에 띄는 기업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건설업종의 실적 부진입니다.
오늘 실적을 내놓은 대우건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건설사가 ‘어닝 쇼크’에 직면했습니다.
1년 사이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32%, GS건설은 18%가량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오는 4분기, 그리고 내년 전망은 더 나쁘다는 겁니다.
앞서 설명한 금리 인상 기조 유지에 따라 부동산 구매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러한 부동산 경기 후퇴는 신규 분양과 수주 감소로 이어져 결국 수익성은 악화됩니다.
실적을 제치더라도 부동산PF 부실화 우려에 따른 건설주 투자심리 위축도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요. KRX건설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7% 가까이 빠졌습니다.
증권가의 전망 또한 2024년 이후에나 주가 반등의 요건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망이 밝은 업종도 궁금한데요.
<기자>
조선업종입니다. 오늘은 조선업종의 ‘깜짝 실적’이 두드러진 하루였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1,8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2% 증가했고요. 또 시장기대치가 809억원이었는데, 이를 두 배 넘게 상회했습니다.
‘조선 빅3’로 묶이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두 기업은 지난 분기 각각 995억원, 2,55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번 3분기에는 영업손실이 각 305억원, 82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어 증권업계는 내년 상반기에는 이들 기업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이유가 어떻게 되죠? 경기 불황이어서 조선업도 타격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우선 신조가, 그러니까 새로 만들어 파는 선박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20개월 넘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또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160달러에서 이달 100달러까지 내렸는데요.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또 조선 3사가 오는 2025년까지 확보한 수주잔고가 모두 150조원 가까이 됩니다.
(한국조선해양 64조 3천억원, 대우조선해양 42조 3,500억원, 삼성중공업 39조 8천억원)
그러니까 3~4년치 일감이 쌓일 대로 쌓여서 만들어 팔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 거죠.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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