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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무겁다"…이재용 회장, 반도체 위기에 조기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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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이재용의 삼성`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로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회장 취임 시작부터 난관입니다.

취임 직후 어깨가 무겁다고 밝힌 이재용 회장이 어떤 사업 큰그림을 그려낼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일단 예상보다 급히 회장 자리에 오른 거 같은데요.

<기자> 네. 지난 25일 故 이건희 회장 2주기부터 연말 삼성사장단 인사까지 업계에서는 여러 시점을 예상했었는데요. 오늘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을 통해 공식적으로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일단 표면적으로 이사회가 밝힌 이유는 책임경영 강화와 의사결정의 신속함입니다. 즉, 더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겁니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부터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 왔지만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수감생활까지 시간을 소비했잖아요. 이번 회장 취임은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마침 이건희 회장 2주기 사장단 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이 오늘 공개가 됐는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 했다. 절박하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변화와 혁신이 시급하다는 자체 평가인거죠.

<앵커> 오늘 삼성전자 실적을 보면 이재용 회장이 왜 절박하다고 했는지 좀 알 것도 같습니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고요.

<기자> 네. 오늘 확정실적으로 구체적인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가 됐습니다.

반도체 부문을 보면, 매출이 23조 원, 영업이익 5조 1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이번 분기 약 27조 원을 기록한 TSMC에 밀려서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10조 원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49% 가량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가전도 수요 부진을 이어가서요. 같은 기간 영업이익 5천억 원 가까이 떨어져서 적자를 겨우 면했습니다.

그나마 스마트폰 사업이 우려에 비해 매출이 32조 원으로 같은 기간 보다 4조 원 정도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3% 하락했지만 3조 원을 넘겨서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4세대 폴더블폰 시리즈 흥행 여부에 대해 시장의 예측이 엇갈렸는데, 물가 상승 국면에서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반도체 업황이 내년까진 힘들 거라고 하고 IT제품 수요도 단기간에 살아날 것 같진 않은 암울한 상황인데요. 삼성전자의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기자> 어제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감산`을 언급하면서 내년 투자를 올해 규모의 50%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업황 부진과 더불어 대외 악재도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인데요.

삼성전자는 오늘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DDR5 등 차세대 D램 개발과 EUV 최신공정 도입을 바탕으로 평택공장과 미국 테일러 공장 투자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점유율 1위라는 입지를 바탕으로 앞선 원가경쟁력으로 수익성을 지켜내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내년까지 실적 하락이 이어지겠지만 적절한 이익을 거두는 동시에 투자를 지속해 다시 호황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메모리 반도체 1위 사업자로서 자신감은 보이지만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인데요.

<기자> 네. 4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70조 원대를 기록해 연간 매출 300조 원 달성은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3분기 겨우 지킨 10조 원대 영업이익은 당장 다음 분기 부터 힘들 수도 있습니다.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는 경쟁자들이 많아서 가격경쟁력 확보에 따른 수익 악화가 더 심합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삼성전자도 내년부터는 적자전환이 우려됩니다.

이재용 회장이 언급한 "절박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런 위기 속에 희망을 품을 이렇다할 중장기적인 신사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과 같을 텐데요.

비메모리인 파운드리와 바이오 사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실적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일단 시장 여건상 대형 M&A가 바로 진행될 가능성 보다는 연말 대규모 인사와 함께 큰 폭의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과 경영진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데 무게가 실리고요.

현재 내부에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 희망퇴직 등 인적쇄신이 대규모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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