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유력 로비업체들이 `인플레이션방지법`(IRA)과 `반도체칩과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등에 업고 기록적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와 연방의회 등을 상대로 로비 업무를 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천문학적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작년에 미국 로비업체들은 합해서 19억2천만 달러(2조7천600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이들은 1995년 제정된 로비활동공개법(LDA)에 따라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올해 3분기 매출이 가장 큰 곳은 브라운스타인 하이엇 파버 슈렉(이하 브라아운스타인 하이엇)으로, 작년 동기 대비 거의 10% 증가한 1천520만 달러(218억 원)의 로비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작년 한 해 매출이 5천660만 달러였으며,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4천560만 달러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이 작년을 넘어서는 동시에 무난하게 2년 연속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운스타인 하이엇은 텐센트홀딩스 미국지사와 올든토치 파이낸셜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회사 워싱턴 사무소의 매니징 파트너인 마크 램킨은 "중간선거 사이클의 막바지에 의회의 다수당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의회를 통한 입법 로비에서) 판돈이 더욱 커질 수가 있다"고 더힐에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에 따라 (이번 레임덕 의회 회기가) 우선순위로 삼은 입법을 관철할 `막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조항을 연말 정부 예산 관련 법안이나 NDAA에 넣기 위해 미친듯이 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매출 기준으로 브라운스타인 하이엇 다음은 에이킨 검프 스트라우스 하우어 앤드 펠트(1천330만 달러), 홀런드 앤드 나이트(1천130만 달러)였다. 에이킨 검프는 작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3% 감소했으나, 올해 2분기 대비로는 4% 증가했다.
홀런드 앤드 나이트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하기 위해 에너지부로부터 총 8억6천500만 달러의 프로젝트를 따낸 7개 회사를 고객으로 둔 덕택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에이킨 검프의 공공법안 및 정책 분야 공동부문장인 헌터 베이츠는 "선거가 있는 해는 입법활동이 예년보다 약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전혀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고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베이츠는 로비 서비스 매출을 높인 요인으로 4천370억 달러 규모의 세금 및 기후 법안과 `반도체칩과 과학법`을 꼽았다. 이 법안들은 모두 통과돼 올해 여름 공포됐다. 베이츠는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의 비서실장을 지낸 보좌관 출신 로비스트다.
이 밖에 BGR 그룹(970만 달러, 13%↑), 인베리언트(960만 달러, 21%↑) 등 다른 대형 로비업체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해 3분기 로비 매출이 현격히 뛰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