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1월 최고점 이후 9개월 여 만에 25% 가량 하락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주식은 여전히 비싸다”는 분석을 내놨다.
1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수석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지난 14일 고객들에게 공개한 투자 노트에서 “증시가 25% 하락해도 리스크 대비 수익이 매력적인 수준에 다다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주식 시장 내에서 밸류에이션 격차가 상당하다”며 일부 주식들의 낙폭이 과대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높은 경기 침체 위험, 지정학적 긴장, 어두운 거시경제 전망이 시장에 드리운 가운데, ‘일드 갭’(채권과 주식의 기대수익률 차이)은 15년 만에 가장 타이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연준의 공격적인 매파 기조 속에서 급등한 금리와 비교하면 현재 미국 주식이 저렴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 들어 증시는 국채수익률이 하락할 때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 마감하기도 했다.
코스틴은 다만 “S&P 500지수의 하락은 어쨌든 특정 부문에서 할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투자자들이 빠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주식과 가치주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기 투자는 금리 변동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기 투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장기 투자 차원의 주식은 실적 역풍을 계속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스틴은 또 “역사적으로 가치주는 경기 침체가 시작될 무렵이나 CPI 정점 이후, 혹은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좋은 성과를 냈다”며 “따라서 가치주를 매수하기에는 지금이 가장 무르익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높은 금리와 경기침체 위험은 단기적으로 성장주에 역풍을 일으키지만, 일부 성장주의 낮은 가치는 긴 투자 지평을 가진 주식 선택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수익성 있는 성장주와 경기순환주, 소형주 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골드만삭스는 빠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주식으로 미국의 백화점 유통체인 메이시스와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를 지목했다. 수익성 있는 성장주로는 제약회사 엑셀리시스와 소셜미디어 메타(옛 페이스북)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