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6개월 간 중단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가 17일 재개됐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이날 오전 서울 둔촌초 인근 견본주택 앞에서 재착공식을 열었다.
행사장으로 가는 길목의 아파트 공사 현장 건물 외벽에는 그간 걸려있던 `유치권 행사 중` 현수막 대신 `다시 시작합니다!` 문구가 적힌 시공사업단의 안내문이 큼지막하게 내걸렸다.
공사 재개만 바라왔던 조합원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하나둘 모여 공사 재개의 기쁨을 함께했다.
지난 15일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공사 중단 사태를 반영해 공사 도급 금액을 기존 3조2천292억여원에서 4조3천677억여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변경하고, 공사 기간도 실 착공일인 2020년 2월 15일부터 42개월 이내에서 공사 중단 기간을 포함해 58.5개월 이내로 바꾸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만 이는 한국부동산원 검증 결과에 따라 2차 공사 도급변경계약 때 최종 조정된다.
일반분양가가 3.3㎡당 3천200만원으로 책정된다고 가정할 때, 조합원 1인당 추가 부담해야 할 공사비는 약 1억8천만원에 달한다. 그럴 경우 분담금 총액이 4억원 넘는 조합원이 나올 수도 있다.
조합은 현재 3.3㎡당 분양가 3천700만원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단 관계자는 "일반분양가가 3.3㎡당 4천만원 수준에 형성되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추가 분담금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공사가 중단됐던 6개월간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거래가 실종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것도 일반분양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입주권 가격은 1년 새 큰 폭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17억3천900만원에 팔렸다. 작년 10월 23억7천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6억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5천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천32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다. 이전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이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공정률 52%인 공사가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됐었다.
조합은 이달 19일 강동구청에 일반분양가 심의 신청을 하고, 이달 11월 중으로 일반분양가를 확정해 내년 1월에는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