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초강세에 아시아 각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달에만 500억달러(약 71조8천억원)의 외환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이같이 집계하며 이 지역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익잔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각국이 통화가치 방어에 쓴 외환보유액은 총 5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대확산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이 200억달러(약 28조7천억원), 한국이 170억달러(약 24조4천억원) 등이다. 한국의 경우 한국은행 집계로는 지난달 외환보유액 196억6천만달러(약 28조3천억원)가 줄어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달러)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해 올해 이들 국가가 환율 방어를 위해 현물시장에서 매도한 달러화는 약 890억달러(약 128조원)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앨릭스 에트라 익잔테 데이터 수석 전략가는 "아시아 각국 통화(가치)는 금리 인상에 따른 (하락)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 금리의 인상 행보에 따라 이례적인 정도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은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감소 추세다. 올해 전 세계 각국 외환보유액은 12조달러(약 1경7천244조원) 미만으로 1조달러, 8.9% 이상 줄었다. 이는 블룸버그가 2003년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이런 가운데 과거 저금리로 달러화 차입에 나섰던 신흥국들의 차입 비용이 달러화 초강세 등으로 급증하면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같은 사태의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도이체방크는 신흥국 통화와 채권에 대한 압박이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