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는 명품 매장을 싹쓸이하는 통큰 씀씀이로 유명했지만 점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확산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올해 경기 침체로 사치 심리가 수그러들면서 대신 고급 디저트나 IT 용품을 사면서 만족하는 소비 성향이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대표적 백주 브랜드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귀주모태)는 5월 술을 섞은 아이스크림을 한컵에 10달러(1만4천원)에 출시해 첫날 250만위안(4억9천만원) 어치나 팔았다.
홍콩 상장사인 버드와이저 아시아태평양 자회사는 수십만원 짜리 맥주 선물 상자가 뜻밖으로 불티나게 팔린다고 전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京東·JD.com)에 따르면 올해 6월 쇼핑 축제에서 가정용 게임기, 스마트 기능이 있는 칫솔, 물이 절약되는 샤워기 등이 지난해보다 4배가량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업체인 `차이나 스키니`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가 "이런 소소한 것으로 자신을 길들이고 있다"면서 "그들은 진기한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 성향이 바뀐 것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봉쇄령을 거듭한 코로나 정책으로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리고, 여행비 같은 일상적 지출도 얼어붙었다.
부동산 시장에도 악재가 쏟아지고, 특히 정보기술, 사교육 부문에서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층 실직을 불렀다.
이 여파로 서구 명품 브랜드는 그간 효자 노릇을 하던 중국 시장에서 직격타를 맞았다.
올해 4∼6월 버버리그룹, 구찌·입생로랑 모회사인 케링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정도 줄어들었다.
이런 흐름은 디저트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상하이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 `달 쿠오레`는 개당 40위안(약 7천900원) 정도인데, 두달 간 이어진 엄격한 봉쇄령이 풀리면서 고객 수가 회복되자 곧 5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사람들은 기분이 나아지길 바란다"면서 "아이스크림처럼 은밀한 즐거움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