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가 폭발사고로 일부 붕괴된 가운데, 크림반도에서 연료와 식료품 고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연료와 식품이 충분하다면서도 식료품 구입 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8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크림반도 행정부는 이날 사고 이후 "시장에 식량이 충분하고 소매점도 정상 영업 중"이라며 "식량과 기본 생필품은 55일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장의 인위적 혼란을 막기 위해 고객 1명당 3㎏까지만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크림반도는 현재 차량 연료가 충분하다"며 "크림반도의 휘발유와 디젤 연료 공급은 적어도 15일간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 많은 연료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량의 손상 정도를 두고도 큰 피해가 아니라는 발언이 잇따르지만 정확한 복구 시점은 가늠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크림 의회 의장은 "손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곧 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영상과 사진을 보면 차량용 교량 양방향 중 한 쪽은 두군데에 걸쳐 수십m가 붕괴되고, 철도 교량 역시 화재로 인해 수십m 구간의 구조물이 완전히 불타거나 휘어버린 모습이 확인된다.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고를 조사하고 복구 작업을 감독할 정부 위원회가 최대한 조속히 구성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피해 조사가 완료되면 복구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가반(反)테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 7분 크림대교의 차량용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서 폭탄이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차량용 교량 일부가 무너지고 옆의 철도 교량에서 석유를 싣고 크림반도로 향하던 화물열차로 불이 옮겨붙어 큰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와 교전중인 우크라이나 측이 이번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는 듯한 메시지를 사건 직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후 크림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