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러시아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거래액과 거래량 모두 달러화를 제쳤다.
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와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위안화와 루블화 간 거래액이 703억 루블(약 1조6천300억원)을 기록, 682억 루블(약 1조5천800억원)에 그친 달러와 루블화의 거래액을 앞질렀다.
유로화와 루블화의 거래액은 475억 루블(1조1천억원)에 그쳤다.
이날 위안화와 루블화 거래 건수 역시 6만4천900 건으로, 달러와 루블화 거래 건수(2만9천500 건)의 2배가 넘었다.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위안화 거래액과 거래량이 달러를 제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4일에도 이 거래소의 위안화와 루블화의 거래액(639억 루블)과 거래 건수(4만6천 건)는 달러와 루블화 거래액(594억 루블) 및 거래 건수(2만1천500 건)를 앞섰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주도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자국의 주요 은행들이 퇴출당한 러시아가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WIFT에 따르면 지난 7월 러시아는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3위에 올랐고, 러시아 기업과 은행들이 위안화를 지불 통화로 사용한 비율도 4%로 늘었다.
러시아는 SWIFT에서 배제되기 이전인 지난 2월에는 위안화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 월간 순위에 들지조차 않았고, 러시아 기업 및 은행들의 위안화 국제 결제 역시 2월에는 0%, 지난 6월에도 1.42%에 그쳤다.
이런 변화는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달러 기반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위안화의 국제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국을 중심으로 위안화 사용을 늘려온 중국은 지난달 초 러시아와 중국에 공급하는 러시아 가스의 지불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로 각 50%씩 결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운영해온 독자적 위안화 결제·청산 시스템인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 활성화를 위해 인도와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속적인 국제화 노력과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 모멘텀에 의해 위안화가 더 많은 지역에서 국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