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 전략가이자 월가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레미 시겔(Jeremy Sigel) 와튼 스쿨 교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편협한 집단사고를 비난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겔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데 연준이 여전히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반대할 수 있는 연준 위원이 단 한명도 없는 것이 상당히 거슬린다"고 밝혔다.
이날 제레미 시겔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진단에 실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부동산, 원자재, 상품 가격이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 연준이 아직도 인플레이션에 사로잡혀 고강도 긴축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고용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8월 채용 공고가 급감한 것도 경기 둔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면서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연준이 통화정책을 `피벗(Pivot·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채용공고는 약 1,005만 건으로 집계되어 지난 7월 1,120만 건보다 약 10% 가까이 감소했다.
한편 시겔 교수는 연준의 가장 큰 실수는 그들의 편협한 집단적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0.75%p 금리인상에 동의한 것을 보면 연준이 얼마나 집단사고에 갇혀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18명의 FOMC 위원 중 아무도 0.75%p 금리인상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다`라고 다 같이 외쳤을 때 연준 관계자들이 집단사고에 빠져있음을 우려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연준에 더는 반대 목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 상당히 거슬린다"고 전했다. 또한 사고의 다양성이 부족한 연준은 결국 정책 실수를 범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