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어제(4일) 만났다. 이 날 회동에는 두 회사의 최고 경영진들이 동석해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ARM 간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코퍼리트 클럽(corporate club)에서 방한 중인 손 회장을 만났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부문장(사장) 등 삼성 측 경영진과 르네 하스 ARM CEO가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후에는 만찬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 "ARM 관련 구체적인 논의나 결정 없었다"당초 기대를 모았던 M&A나 프리 IPO 참여 등 ARM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과 ARM의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무엇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는 등 최근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삼성이 독자 인수도 아닌 대규모 해외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물밑 협력 시작되나…프리 IPO 참여 가능성 남아다만, 한·일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총수의 만남인 만큼, 모종의 논의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ARM이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과 소프트뱅크 간의 협력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손 회장이 삼성에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가가 변수라는 얘기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내년 3월을 목표로 ARM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뉴욕증시 상장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영국정부는 런던증시 상장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 마음 급한 소프트뱅크…반도체 핵심 `ARM` 어디로 이번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출장 귀국길에서 손 회장과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이후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앞서 소프트뱅크 그룹은 "삼성전자와 자회사 ARM 관련 전략적 협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ARM은 퀄컴, 인텔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에 기본 설계 도면을 공급하는 글로벌 반도체 분야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전 세계 모바일 기기의 약 95%가 ARM의 기초 설계로 만든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 현재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지분 75%, 25%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