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대표 홈 리모델링 및 가구 기업 한샘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취임한 김진태 대표가 4년 뒤 매출 2배를 목표로 내세우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앞세우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이유가 뭐고 반등 열쇠는 없는지 따져봅니다.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한샘 주가 얼마나 빠졌죠?
<기자>
오늘(2022/9/30)까지 한샘은 연이틀 52주 신저가(4만 2,750원)를 새로 썼습니다. 매각설이 나돌던 지난해 7월(16일, 14만 9,000원)과 비교하면 70% 넘게(71.3%) 빠진 건데요. 주가가 4만 원 대 초반까지 무너진 건 2013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증시 전반이 낙폭을 키우고 있긴 합니다만 한샘은 그중에서도 심각한 모습입니다. 일부 증권가에선 한샘의 목표주가를 5만 8천 원으로 내리기도 했는데요. 지난 3월의 10만 7천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기대치를 낮춘 겁니다.
<앵커>
물론 최근 시장 분위기 안좋긴 하지만 거의 10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는 건 가볍지 않은 문제로 보입니다. 이유를 살펴볼까요?
<기자>
한샘의 사업 부문을 살펴보면 홈리모델링, 홈퍼니싱, B2B 등으로 나뉩니다. 홈리모델링은 말 그대로 집을 새 단장하는 사업이고요. 홈퍼니싱은 집과 가구(furnishing)를 합친 말로, 대형 가구나 생활소품 등의 판매를 맡습니다.
한샘 매출(전체 4,999억 원)의 3분의 1(35.2%)이 홈리모델링(1,761억 원)에서 나옵니다. 뒤이어 홈퍼니싱(1,342억 원, 비중 26.8%), B2B(1,114억 원, 비중 22.3%, 이상 2분기 기준) 순인데요. 이들 사업부 모두 주택 건설 경기에 민감하죠.
<앵커>
상당수 소비자들이 이사할 때 집을 고치거나 새로운 가구를 들여놓다 보니 그런가 보군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게 한샘 실적에 영향을 줬겠군요?
<기자>
주택매매거래와 서울아파트거래 모두 급감했습니다. 2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8.5%, 55.6% 줄었는데요. 이러한 감소세는 올해 들어 계속됐는데 바닥을 찍었던 1분기 기준 주택매매거래는 13만여 건(13만 8,349건) 서울아파트는 3천여 건(3,921건)으로 파악됩니다.
2분기 거래량이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한샘의 매출 반등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샘의 2분기 매출은 전년비 12.1% 줄었고, 이전 분기와 비교해도 5.0% 감소했습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에도 주택 시장 냉각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주택 경기와 같은 사업 환경 변화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이게 부담이 되는 모습이군요. 부동산 경기 침체는 꽤 오래전부터 이어지는 문제인데 그사이 주가 부양 시도는 없었습니까?
<기자>
당장 대표이사가 나서서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김진태 대표는 지난 6월 "주가가 10만 5천 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을 것"이라 했는데요. 또 다른 조건으로 `월 매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를 걸었는데, 그만큼 주가나 실적 개선 의지가 강력하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자사주를 사들이는데도 열심입니다. 한샘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자사주 매입에만 1,082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공시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시행할 목적`이라 밝혔지만 한 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최근 샘표 주가가 자사주 취득 효과로 상한가를 찍지 않았습니까? 한진칼도 그렇고 주가 부양을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를 택했나 본데 어떤 말이 나오는 거죠?
<기자>
주가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사뒀다가 지배주주에게 우호적인 쪽으로 팔아서 대주주의 지배력을 키우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자사주 매입이 주주들의 이익이 되기보다는 최대주주에게 유리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한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지분 27.7%(652만 주)를 1조 4,400억 원에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 매각했습니다. 당시 11만 원대였던 주가를 감안하면 2배 프리미엄을 더한 값인데요. 이는 당시 한샘이 자사주 26.7%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하이투자증권의 분석입니다.
<앵커>
한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자사주 매입 발표가 나왔을 때 잠깐 급등했지만 얼마 후 하락세로 돌아왔군요. 그렇다면 자사주 소각이 해법일듯한데 계획이 있습니까?
<기자>
현재 한샘의 자사주 비중은 32.6%에 달합니다. 새로운 최대주주 IMM이 주주환원 정책을 근거로 자사주 매입을 이어온 결과인데요. "자사주를 소각해야 확실한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주주환원정책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꼽는 이유입니다.(하이투자증권)
이에 대한 질문에 한샘 관계자는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때문에 한샘의 주주친화 정책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주가를 올리겠다며 대표가 최저임금을 받고 자사주 매입에 배당 성향 확대까지 약속했지만 자사주 소각이나 무상증자 등 보다 직접적인 대책을 기대하는 거죠.
<앵커>
정리하자면 침체된 주택 경기 탓에 실적은 내리막이고, 그래서 내놓은 주가 부양 시도는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군요.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절실해 보이는데 나올만한 게 있습니까?
<기자>
유통공룡 롯데와의 시너지에 기대를 겁니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한샘 인수에 나선 IMM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는데요. 롯데쇼핑(2,595억 원)과 롯데하이마트(500억 원)가 총 3,095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국내 최대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갖췄죠. 가구 시장 전반이 위축되긴 했지만 한샘의 경쟁력을 높게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샘은 지난해에만 롯데백화점과 마트에 13개 체험형 매장을 연 것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롯데쇼핑이 국내에 최다 점포를 가졌으니 단단한 우군을 얻은 셈이군요. 그룹 계열사로 롯데건설도 있는 만큼 여기서 나올 협력도 예상해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앞서 살펴봤듯 한샘의 B2B 사업 비중은 22.3%에 달하는데요. B2B는 B2C에 대비 대단위 공동주택의 신축이나 재건축을 맡기 때문에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한샘과 우량 건설 업체에 속하는 롯데건설과의 협업이 기대되는 상황이죠.
실제로 두 회사는 구체적인 시너지를 위한 만남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취재 결과 실무진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사업 협력에 관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양 사의 다양한 업종을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어떻게 아우를지에 대한 해법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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