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북한의 도발이 더 대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내놓은 9월 북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분석하면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행동의 자유를 더 확보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핵무기를 포기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았다는 사실이 북한 내부에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구소련제 핵미사일을 다수 보유했던 우크라이나는 1994년 비핵화에 합의했다. 당시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이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약속은 깨졌다.
이에 CRS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주변 강대국의 위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북한 내에서 힘을 얻게 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미국 주도의 서방국, 중국·러시아 주도의 권위주의 국가의 대치 상태가 심화하는 최근 국제정세도 북한의 행동을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고 CRS는 덧붙였다.
CRS는 "김정은은 한국, 미국, 일본 등을 압박하기 위해 핵무기나 미사일 시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해도 중국, 러시아가 북한을 제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김정은은 중국, 러시아가 냉전 시절에 그랬던 것과 비슷하게 오히려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