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지난달 실업률이 열달만에 처음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잇단 `빅스텝` 등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35%까지 끌어올린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15일 호주통계청(ABS) 자료를 인용해 호주의 8월 실업률은 3.5%로 직전월에 비해 0.1%p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호주의 실업률은 작년 10월 5.2%를 기록한 후 9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7월에는 3.4%로 4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렌 포드 ABS 노동통계국장은 "지난달 구직자 수가 48만7천700명으로 약간 늘어나면서 실업률도 0.1%p 올랐다"면서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보다 여전히 1.8%p 낮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열달만에 소폭 상승으로 돌아선 실업률을 두고 최근 RBA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한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티븐 코우클로우스 전 시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달 동안 실업률이 더이상 하락하지 않고 3.5%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최근의 잇단 금리 인상에 고용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호주 최대은행인 커먼웰스뱅크의 스티븐 우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구인광고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용 수요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면서 "RBA의 금리인상 여파로 내년까지 실업률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폴 블록스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 효과가 고용시장에 반영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동안 호주의 실업률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실업률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향후 RBA가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을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ANZ뱅크의 캐서린 버치 이코노미스트는 "8월 실업률이 조금 올랐으나 여전히 고용시장은 견조하다"면서 "따라서 RBA는 내달에도 다시 50bp `빅스텝`으로 기준금리를 2.8%대까지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