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3일 오전 9시 15분입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데이터가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고 예상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1년 전보다는 8.3% 올랐고, 한 달 전보다도 오히려 소폭 증가했습니다. 음식료와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도 6.3% 상승으로 집계됐습니다. 상승률 컨센서스는 6.1%였습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의 유가 흐름을 고려하면 적어도 헤드라인 CPI, 그러니까 모든 부문을 포함한 CPI는 한 달 전보다 물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에너지 원자재와 중고차(-0.1%)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의 물가가 올랐습니다. 데이터가 나오기 전인 현지 시간 8시 30분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이던 3대 지수 선물이 고꾸라진 이유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달과 달리 전기·가스 사용료가 3.5% 상승했고요, 한번 올라가면 다시 내리기가 쉽지 않은 주거 비용 역시 0.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의료 보험 서비스도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높은 전월 대비 상승률인 0.,8%를 기록했습니다. CPI 조사를 진행한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에 항공 운임과 통신비, 중고차 물가 정도만 하락했다고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물가가 예상보다 높다는 것이 증시 외에 자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CPI 데이터 발표 직후 높아지고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가 얼마나 강한가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나오기 전만 해도 108선 아래에서 움직이던 달러인덱스는 순식간에 109선도 넘어갔습니다. 일단 잠깐 진정세에 들어갔던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데요. 개장 전인 현지 시간 오전 9시 10분에 원달러 환율은 1,390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생긴 것으로 보시면 되고, 이같은 우려는 외환 시장에서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겁니다.
달러가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표시 오일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 10월물 가격은 현재 배럴당 87.5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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