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국내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국내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오늘 마감 상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간밤 미국 증시가 노동절로 휴장한 가운데 오늘 우리 증시는 전날 낙폭이 컸던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양 시장은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는데요.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지켜냈습니다.
장 초반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다시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장중 한때 1,377원까지 치솟기도 했는데요.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1,371원 선에 마쳤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1일부터 오늘까지 불과 4거래일 동안 34.1원이나 올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살펴본 내용은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오늘 살펴볼 내용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행동주의 펀드입니다.
보통 일반 투자자라면 주식을 매수한 뒤에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립니다.
이와 반대로 행동주의 펀드는 특정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해서 핵심 주주로 경영에 적극 참여하는데요.
이를 통해 기업가치 회복으로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또한 지난해 같은 상승장 때 보다 올해 같은 하락장에서 주가 회복을 위해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데요.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9월이 행동주의 펀드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합니다.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호재로 인식하는데요.
실제로 행동주의 펀드 소식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을 살펴보면 따로 정해진 시기 없이 필요할 때 나서면 될 것 같은데, 왜 9월입니까?
<기자>
역사적으로 9월의 월별 주가 등락률이 1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9월은 10월 새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 정부 정책을 마무리 짓는 단계로 별다른 정책적 이슈가 없고 실적 시즌도 마무리되기 때문에 경제적 이슈도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들은 외부 압력이 적은 9월에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분석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달 말에 예정된 9월 FOMC가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한 발 앞서 움직이겠다는 저의도 엿보입니다.
지난 달 중순 이후로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대표적으로 어떤 사례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올해 나타난 행동주의 펀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 2일 행동주의 펀드인 안다자산운용이 SK디스커버리에 SK케미칼 주주들의 지분을 제시한 것보다 50% 높은 가격에 살 것을 요구했습니다.
앞서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이달 21일까지 주당 10만8,800원에 SK케미칼 주식을 사겠다고 공시했는데요.
이는 공시 전날 종가였던 9만4,600원보다 15% 가량 높은 금액입니다.
그러나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고려해 15만원 수준에서 공개매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에 SK케미칼의 주가는 지난 2일 11% 가량 급등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지난 달 30일 SK가 이사회를 열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2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을 밝혔습니다.
시가총액의 1%가 넘는 수준인데요.
이 배경에도 행동주의 펀드가 있었습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4월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SK는 기업가치가 저평가됐지만 이를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유한 자사주의 10%인 180만 주를 소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SK는 요구 사항의 절반 수준인 90만여 주를 매입한 뒤 내년 3월에 전부 소각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SK의 주가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 소식에 지난 31일 2% 넘게 올랐습니다.
이 밖에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가 행동주의 펀드의 새로운 타깃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달 26일부터 한 `기타법인`이 집중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 법인은 지난 2018년 한진그룹과 지분 경쟁을 벌였던 `KCGI`일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주의 펀드의 부작용은 없나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주가치 극대화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 회복과 주가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대규모 지분 매입을 통해 기업 경영권에 적극 개입하고 실적이 나쁘다면 지배구조 변화 등 외부 충격을 통해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합니다.
일각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지나친 경영 개입으로 인해 지배 구조나 경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반발합니다.
여기에 지분 경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에 매도하고 빠져나가는 `먹튀` 우려까지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로 꼽히는 엘리엇이 지난 2018년 현대차 계열사 지분을 매입한 뒤 고액의 배당금과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했는데요.
이후 단기 차익을 위해 2년간 경영 개입에 나섰지만, 오히려 투자 심리 악화로 주가가 급락한 바 있습니다.
엘리엇이 매입할 당시 현대차의 주가는 15만 원 대였지만 매도할 때는 20% 가량 하락한 12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행동주의 펀드도 투자성향과 기간이 서로 다른만큼 주주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단기 차익을 노린 세력인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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