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우리나라가 3조원 규모의 원전 수출 낭보를 울렸지만 국내 유일 원전 설계 기업인 한국전력기술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상 국내 원전 사업자의 설계 일감을 독점하는 한전기술이 빠지면서 반쪽짜리 수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는 이집트 엘다바에 1,200MW급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중 2차 계통 사업을 따냈습니다.
13년 만의 원전 관련 수출인데다 사업비만 3조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고사 위기의 원전 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습니다.
문제는 한수원이 수주한 분야는 원자력과 무관한 전력 계통이기 때문에 정작 우리 업체들의 수혜가 제한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당징 국내 유일 원전 설계 기업으로서 원전 대장주로 군림하던 한전기술부터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한수원이 주도하는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서 엘다바 원전 수주를 위해 공을 들였던 한전기술은 이번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시공 참여가 유력하던 현대건설에 이어 한전기술까지 빠지면서 이번 수주로 원전 생태계가 살아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업체들이 원자로가 아닌 터빈 건물만 시공하는데다, 공급할 기자재 역시 주기기가 아닌 보조 기자재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원전업계 관계자: 예전에 UAE 원전을 팀 코리아로 수주했던 것만큼 큰 그림은 아닌 거죠. A부터 Z까지 다 우리가 하는 사업은 아닙니다.]
이에 정부는 UAE 바라카 원전처럼 원자로 등 1차 계통을 포함한 전체 계약을 따내기 위해 체코와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진행하는 원전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는 상황.
하지만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체코 두코바니 원전조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2년 뒤, 착공은 7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탈원전 폐지 정책이 시장 수혜로 이어지기까지는 현실적인 시차가 존재하고, 이는 한전기술뿐 아니라 국내 원전 관련 기업 전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