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28일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이 수입물가 상승에 의해 촉발됐다고 분석하면서 올해 하반기 완화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기준 33%가 넘고, 수입물가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율은 73∼8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비료, 농산물 등 식품과 에너지 등 수입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이라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1∼6월 평균 전체 수입 물가 상승의 약 3분의 1가량이 환율 상승에 기인했다고 덧붙였다.
주요 품목별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 폭과 국내 가격 상승 폭을 비교해 보면 몇몇 품목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석탄 제품은 가격 상승률이 비용 상승률보다 30%포인트(p) 이상 높아 격차가 가장 컸다.
반면 공공부문 비중이 높은 전력과 가스는 가격 상승률이 비용 상승률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의 비중이 높아 수입 에너지 가격 변화에 생산자 물가가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입물가가 모든 품목에서 10% 상승한 경우보다 수입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전체 수입물가가 10% 상승한 경우에 국내 생산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약 1.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물가에 대한 우리나라 국내 물가의 민감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입물가와 생산자 물가 간의 교차상관계수는 1990∼2007년 0.830에서 2008∼2022년 0.936으로 높아졌고,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간 교차상관계수는 같은 기간 0.336에서 0.816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진데다 글로벌화·디지털화·금융화로 충격의 전파 속도가 빨라졌고,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를 비롯한 수입물가의 변동성에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기때문에 원화 기준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나타난 바 있다.
다만 돌발 변수가 없을 경우 국제유가 진정과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주요국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 공급 둔화, G2(미국, 중국)의 헤게모니 갈등 심화, 기후 변화 대응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향후 물가 불안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