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스페인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환자 2명이 숨졌다. 아프리카 대륙 바깥에서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남동부 벨루오리존치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41세 남성 확진자가 패혈증으로 숨졌다. 림프종으로 면역체계가 손상된 환자였다.
스페인에서도 사망자 1명이 확인됐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이나 치료 경위 등은 밝히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원숭이두창이 풍토병화한 아프리카 외부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이들 중에서 사망에 이른 이들의 비율(치명률)은 1∼10% 정도다.
코로나19의 국가별 치명률이 0.1∼5.5%(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러나 원숭이두창의 높은 치명률은 제한된 환경에서 관측된 특수한 수치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중앙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 중 10%가 사망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는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이나 부족한 질병 감시체계 등이 겹쳐 발생한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중증 환자를 치료할 능력도 부족한 데다, 실제 확진자 수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 수만 유독 부각된 경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확산한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경미한 수준으로 전해지고 있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별다른 치유 없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6∼1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난고, 3주 후에야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발열, 두통, 요통, 근육통, 림프절 부종,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 1∼3일 이후에는 두창바이러스들의 독특한 특징인 `발진`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얼굴, 손, 발, 입, 성기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수준이지만 이 반점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면 5∼7일 동안 고름이 들어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확진자들은 이런 병변이 온몸에 퍼지는 것이 아니라 생식기 등에 1∼2개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름이 가득 찼던 물집에는 2∼4주에 걸쳐 딱지가 형성됐다가 떨어져 나가는데, 이 단계에서는 전파력이 사라진다고 한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DNA 형태로 가진 DNA 바이러스로, 변이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이다. 코로나19·에볼라바이러스 등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매우 활발하다.
학계와 의료계는 원숭이두창의 감염 전파력이나 중증도 등이 과거와 달라졌는지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아직 바이러스의 특징을 변화시킬 중대한 변이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