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자했던 기업이 일부 사업부를 분할할 때마다 속 썩은 투자자분들 적지 않으실 것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떼어내면서 기존 주주들이 반발했던 사례가 가장 대표적인데요.
정부가 이같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정비를 예고한 가운데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이번 기회에 주주의 손해를 막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배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포스트잇, 스카치테이프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 3M(MMM).
현지시간 지난 26일, 3M은 헬스케어 사업 부문의 `인적분할(spin-off)`을 발표했습니다.
[마이크 로만 3M CEO (26일 CNBC 인터뷰): 우리는 (3M의) 포트폴리오에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습니다. 바로 지금이 헬스케어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가치를 창출할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분할 발표 소식에 3M의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5%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2년 전 배터리 사업의 `물적분할(Split-off)` 소식에 주가가 최대 15% 떨어졌던 LG화학과는 정반대입니다.
두 회사의 주가 행보는 분할 방식에서 엇갈렸습니다.
기업분할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뉩니다.
인적분할로 탄생한 신설 법인은 기존 법인의 주주 구성을 그대로 따릅니다.
신생 법인의 주식을 직접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법인이 지분을 다 갖는 물적분할보다 주주친화적인 방식으로 분류됩니다.
상법상 인적분할이 원칙이지만, 현실은 LG화학과 같은 물적분할 사례가 넘칩니다.
정부도 분할 전 모기업 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14일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시 주주 보호 방안` 정책세미나):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일반 주주 보호 문제는 투자자의 관심과 문제의식이 높은 사안임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대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것입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주주들이 손해를 입을 경우 보다 실질적인 보상 방안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임성윤 달튼 인베스트먼트 매니저: 인적분할이 있음에도 물적분할을 했는데 그것까지는 오케이입니다만, 그것에 상응하는 어떤 조치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나라인 거죠.]
이들은 물적분할 시 신생법인 주식을 주주에게 현물 배분하거나, 공정가액을 기반으로 한 `주식매수청구권`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투자 인구가 늘면서 주주 권익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업계의 요구가 얼마나 담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사진=CN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