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이 자가격리 중 도주했다가 캄보디아에서 붙잡혔다.
24일 방콕포스트와 크메르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푸껫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은 27세 나이지리아 남성이 지난 20일 호텔을 빠져나간 뒤 전날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시장에서 체포됐다.
이 남성은 고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세로 이달 16일 병원을 찾았다. 발진과 병변이 성기 주변에서 시작돼 얼굴과 몸으로 퍼진 상태였다.
지난해 10월 태국에 입국한 그는 증세가 나타나기 전 유흥업소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관광객들과도 밀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결과 그는 태국에서 처음으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곧 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그는 지난 20일 의료진과 연락을 끊은 채 택시를 타고 호텔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정부는 전염병 관련법 등에 따라 기소할 방침을 밝혔고 추방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찰이 추적에 나섰지만 며칠간 행방을 찾지 못했고, 결국 캄보디아에서 발견됐다.
캄보디아에서는 이 남성의 입국 전까지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다.
캄보디아 경찰은 체포된 남성을 보건당국에 인계하고 그의 동선과 접촉자 등을 확인하고 있다.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이 남성의 휴대전화 신호가 지난 22일 국경 부근에서 감지됐다며 그날 캄보디아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팟 칸카윈퐁 태국 질병통제국장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조력자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그가 방문한 업소와 접촉한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원숭이두창 검사를 했으나 아직 또 다른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밀접접촉자들을 21일간 격리해 관찰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