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약세장을 이어왔지만, 증권사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올해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3곳 중 31곳은 투자의견을 `매도`(비중 축소 포함)로 제시한 보고서가 한 건도 없었다.
매도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2건)과 DB금융투자(1건) 뿐이었다.
이마저도 각 사의 전체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03%, 0.44%로 극히 적었다.
이 기간 발행된 기업 분석 보고서는 총 7천356개로, 매도 의견을 나타낸 보고서 비중은 단 0.04%에 그친 것이다.
반면 매수 의견은 94.34%(6천940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립 의견도 5.61%(413건)에 그쳤다.
증권사별로 보면 리딩투자증권(9건)과 밸류파인더(6건), 부국증권(5건), 한양증권(3건) 등 4곳의 보고서는 100% 매수 의견이었다.
이들 4곳을 제외하면 하이투자증권(99.58%), 교보증권(98.72%), 키움증권(98.67%), 흥국증권(98.62%), 하나증권(98.49%), 유진투자증권(98.32%) 순으로 매수 의견 비율이 높았다.
그 외에도 대부분 증권사가 90% 이상의 매수 의견 비중을 보여 사실상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국내 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증권사의 영업 구조가 꼽힌다.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익 여부가 아닌 주식 거래 규모와 연동되므로, 주식 거래가 발생하기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이 증권사의 고객이라는 점도 자유로운 투자의견 제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증권사가 각 기업의 기업공개(IPO), 투자은행(IB), 신용공여 등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가 소위 `미운털`이 박혀 영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의 `중립` 의견을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