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더들리(Bill Dudley)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닛 옐런 재무장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등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외면한 가운데, 더들리 전 총재는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면서 "향후 12~18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더들리 총재는 연준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당시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0.75%p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치솟는 음식과 에너지 가격이 잡히지 않을 경우 7월 FOMC 회의에서도 0.75%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더들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연준의 손에서 벗어난 인플레이션이 끊임없이 치솟고 있다"면서 "연준이 과거 1960, 1970년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가차 없이(Relentlessly) 물가를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 대가가 일자리, 성장, 고용이더라도 연준은 충분히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라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고용 시장이 탄탄하다`는 문구가 삭제된 것이 그 증거"라고 밝혔다.
한편 더들리 총재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신호없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들리는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시행하는 동안 개인 저축이 고갈되고, 임금 상승률은 정체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향후 12~18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역사적으로 연준이 경기 침체 없이 실업률을 0.5%p 이상 올린 경우가 없었다"면서 "향후 실업률이 2%p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만큼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미 연준의 우선순위에서 최대 고용 확보가 인플레이션에 의해 밀려났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한 만큼 경제 연착륙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배런스는 연준 위원들뿐만 아니라 미국의 투자은행(IB)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또한 22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은 미국의 소비 지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50%로 늘어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