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6·구속)이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추가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기관 및 장애인 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신상공개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이전 피해자의 딸을 강간한 범행만으로도 죄질이 매우 나쁜데, 가족을 상대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이어 "유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 측은 보복살인 혐의를 부정하고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계획·보복살인,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주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A씨의 집에 찾아가 A씨 어머니(49)를 흉기로 살해하고 남동생(13)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범행 나흘 전인 같은 달 6일 대구에서 A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에 A씨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자 앙심을 품고 흥신소를 통해 거주지를 알아낸 뒤 택배기사를 사칭해 A씨 집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에게 A씨의 주소지 등을 알려준 흥신소 업자도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이 업자 모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