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증시가 연중 최저점을 경신한 가운데, 올들어 외국인의 `코리아 엑소더스`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반년도 안 돼 무려 20조 원이나 팔아치우면서 지난 한 해 전체 매도금액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행진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홍헌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20조 원. 올해 초부터 6월 14일까지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전세계 증시가 출렁인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셀 코리아(Sell Korea)`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5월까지 16조 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6월 들어서는 불과 8거래일만에 3조 원이 넘는 금액이 추가로 빠졌습니다.
외국인 순매도는 6개월도 안 돼 지난 2020년(24조3,790억 원)과 2021년(24조9,310억 원) 한 해 순매도금액의 80% 수준에 달했습니다.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로 외국인 보유율이 불과 2년 새 5% 포인트나 하락해 50%가 깨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2020년 55.06%-2021년 53.81%-2022년 50.25%)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의 이탈과 맞물려 추세적인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환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금년 3.5% 내년 4.5%도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물가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오를 것을 대비한다고 하면 빨리 한국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봅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국내증시로 들어오기 힘든 환경입니다.
또한 미국 5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향후 FOMC에서 빅스텝이 아닌 자이언트스텝의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격차가 없다면 국내증시에서 자금이 더 빠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달들어 기관마저 1조 원 이상 순매도 하면서 주식시장에는 동학개미만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