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페이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급락하면서 우리사주의 평가 손실이 직원 1인당 평균 2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카카오페이가 상장 직전인 작년 10월 28일에 공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보면 우리사주조합은 공모가 9만원에 카카오페이 주식 총 340만주를 배정받았다. 증권신고서상 직원 수 849명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4천5주를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모가 기준 주식 평가 가치는 1인당 3억6천45만원이다.
카카오페이 우리사주는 청약률 100%로 `완판`을 달성할 정도로 직원들의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페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공모가 9만원을 밑돌면서 우리사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우리사주 평가액은 지난 10일 종가 8만5천100원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3억4천83만원이다. 현재 공모가 대비 평가 손실 금액은 1천962만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 상장 초기에는 주가가 공모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에서 오름세를 보여 우리사주 평가 차익도 수억원에 달했다. 작년 11월 30일에 기록한 장중 최고가 24만8천500원을 적용하면 우리사주 평가액은 9억9천499만원으로 공모가 대비 차익이 6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주가는 경영진이 주식 대량 매도로 물의를 빚은 이후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작년 12월 초 류영준 전 대표 등 임원 8명은 자사주 44만여주를 매도했다. 이들은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1주당 5천원에 취득한 주식을 고점에 가까운 20만4천17원에 팔아 총 878억원 규모 차익을 거뒀다. 이후 성장주 투자심리 위축, 2대 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의 잠재 매도 물량(오버행) 부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카카오페이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다. 특히 지난 8일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50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처분하면서 주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앞으로 카카오페이 주가가 낙폭을 확대하면 우리사주 평가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우리사주는 보호예수기간이 있어 상장 후 1년간 매도할 수 없다. 따라서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주가 흐름과 관계없이 상장 1주년이 되는 오는 11월 3일 전에는 보호예수에 묶인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퇴사하면 한 달 후 입고되는 우리사주를 처분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으나, 카카오페이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의 경우 지금 퇴사하면 손절매가 불가피하다.
우리사주 취득 시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은 주가 급락에 따른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대출 약관상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담보 추가 납부나 대출금 상환으로 담보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