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에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분야에 50억 달러(약 6조3천억 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오늘(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영어 연설을 통해 추가 투자계획을 전격 공개했다.
정 회장은 오전 11시 20분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등장한 뒤 3분간 이어진 연설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로봇공학과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적인 분야다.
앞서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신설을 위한 6조3천억 원을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총 105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40년 동안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해 온 자랑스러운 기업 시민"이라며 "조지아주에 세워지는 전기차 공장은 미국 고객들을 위한 고품질의 전기차를 만드는 등 미국에서 우리가 (전기차 분야의) 산업 리더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또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전체 판매 차량의 40~50% 비중으로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전날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분야 생산 거점을 설립하는 데 6조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인 이 공장은 1183만㎡ 부지에서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공장 신설로 약 8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조지아 신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에 순수 전기차만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미국 내에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대통령을 독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퍼스트무버로 도약하면서 달라진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설립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통령 방미 사절단으로 미국 대통령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단독으로 면담하면서 대화를 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