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목록’ 류연석이 소름 돋는 반전의 두 얼굴로 마지막까지 열연을 펼쳤다.
tvN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이 지난 19일 호평 속에 종영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사람 좋은 이웃이자 다정다감한 율이(안세빈 분) 아빠의 가면을 벗어던진 금성부동산 서천규(류연석 분).
그가 잔혹한 연쇄살인범이라는 반전은 충격과 공포를 안겼다. 범행이 밝혀지고 체포되는 그 순간까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딸을 향한 집착을 드러내는 천규의 발악은 소름을 유발했다. 류연석은 선한 이웃의 얼굴로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여온 천규의 이중성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었다.
안대성(이광수 분)이 율이의 학대를 의심하기 전까지 천규는 아픈 아내를 대신해 딸을 살뜰히 보살피는 좋은 이웃이었다. 철저히 악마의 본성을 감춘 그였지만, 대성이 자신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자 적대감을 표출했다. 가면을 벗은 그의 실체는 잔혹했다.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엄마를 만날 수 없다며 율이를 학대해 온 것.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놓이자 자취를 감춘 듯했지만, 그는 딸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리고 악의 본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금성부동산에서 비밀의 방을 찾아낸 대성을 그곳에 가두고, 형사 최지웅(배명진 분)을 찌르고 달아난 천규. 한순간에 돌변한 광기 어린 눈빛은 공포 그 자체였다.
서율을 데리고 은신한 천규는 밥을 먹지 않는 딸을 걱정하는 듯하면서 “너가 솔직하게 말 안 하면 마트 사람들 다 그 아저씨처럼 된다”라며 협박했다. 천규의 냉동고에서는 오천원(장원영 분)과 서율의 엄마이자 자신의 아내 시신까지 발견됐다. 서율은 엄마의 시신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고, 그제야 대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천규는 은신처가 슈퍼(마켓) 히어로즈에게 발각된 뒤에도 딸을 향한 집착을 드러냈다. 그는 한명숙(진희경 분)에게 “나는 내 마누라든 딸이든 다른 사람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그 느낌이 좋거든? 근데 내 마음대로 안 되면 되게 화가 나”라며 광기를 드러냈다. 천규는 경찰에 붙잡히는 순간까지도 대성을 향해 “니가 뭔데!”라는 반성 없는 발악으로 분노를 유발했다. 그리고 이웃들에게 구조된 딸 서율에게 끝까지 시선을 떼지 못하는 집착은 마지막까지 서늘함을 자아냈다.
류연석은 선한 이웃 천규가 광기 어린 연쇄살인마로 본색을 드러내는 순간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극의 텐션을 단숨에 뒤집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기에 반전이 준 충격의 강도는 더 셌다. 다정한 목소리, 서글서글한 눈빛 이면에 숨겨진 본성이 드러나는 순간을 변화무쌍하게 포착해낸 류연석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통해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킨 류연석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좋은 분들과 촬영하며 많이 배웠고 행복했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즐거웠다. 또 고민의 시간만큼 연기자로서 성장의 시간도 된 것 같다”라며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은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20년 데뷔작인 SBS ‘날아라 개천용’에서 최동석 판사 역을 맡아 주목을 받은 류연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우월한 하루’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살인자의 쇼핑목록’과 최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장미맨션’에 이어 웨이브 오리지널 ‘위기의 X’, TV조선 ‘마녀는 살아있다’ 등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 류연석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