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이 더미식 밥 신제품 11종을 내놓으면서 즉석밥 2.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미식 브랜드는 하림이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하는데 밑거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림은 더미식 브랜드 라인업 확대를 통해 B2C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공 조미료나 향미료 없이 자연이 만든 식재료로 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이 하림을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미식 밥은 첨가물 없이 100% 물과 쌀로만 지어졌다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첨가물을 넣지 않아 즉석밥 포장을 벗기면 나는 시큼한 냄새가 없다. 제품 조리 전 과정이 클린룸 안에서 진행돼 첨가제 없이도 오랜기간 보존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허준 하림산업 대표는 "공정 안에 미생물이 없는 클린룸 안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첨가물 없이 장기 유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밥을 지은 뒤 뜸들이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 것도 제품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기존 즉석밥 제품은 뜨거운 밥을 빠르게 식히는 공법을 사용해 제품을 열었을 때 밥알이 눌리는 눌림현상이 있었다. 하림은 미온수로 천천히 뜸을 들여 밥과 필름 사이 공기층을 형성했고, 이를 통해 갓 지은 밥 맛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이 즉석밥을 내놓는 것은 지난해 순수한밥(순밥)에 이어 두 번째다. 순밥은 지난해 3월 시장에 출시한 이후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순밥도 가격을 높여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지만 이렇다 할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 대표는 "순수한밥은 하림이 밥 시장에 진출히면서 시장과 소비자를 알아야 해 출시됐다"며 "순밥이 있었기에 더미식 밥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더미식 밥 역시 가격 허들은 풀어야 할 숙제다. 백미밥 기준 제품 가격은 2,300원에 책정될 전망이다. 대부분 즉석밥이 1000원대 초중반임 점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림은 가격이 높아도 제대로 된 즉석밥을 먹고자하는 수요가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려면 남들이 넣는 첨가물이 안들어가고, 공정 설비도 달라야 한다"며 "마침 경쟁사도 즉석밥 가격을 올려 가격 차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더미식 밥 올해 매출 목표를 440억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즉석밥 전체 시장 4,400억 원 규모의 10% 수준이다. 회사는 이후에도 더미식 라인업을 지속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국이나 탕 등 가정간편식 제품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