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BC는 "테라 스테이블코인 UST 폭락 사태로 이미 한 차례 흔들린 가상화폐 시장이 금리인상 불안감까지 더해지자 무너지고 있다"면서 "겹악재 속에 비트코인 2만 9천 달러 선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테라 스테이블코인 UST와 자매 가상화폐 루나(LUNA)의 가격이 폭락하며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이를 두고 CNBC는 "테라의 UST가 지난 8일(현지시간)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출 공격을 받으며 시세가 70% 가까이 급락했다"면서 "이에 대한 여파로 가상화폐 루나(LUNA)의 가격도 95% 폭락하는 등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루나가 떨어지자 테라가 하락하고, 테라가 하락하자 루나가 떨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테라 UST 폭락 사태가 몇 일 동안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밤사이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예상치를 벗어나며 비트코인의 가격이 2만 9천 달러까지 밀려났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미국의 4월 CPI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3% 급등했다며, 시장 예상치 8.1%보다 높게 집계됐다고 밝혔다. CPI 상승세가 꺾인 것은 지난 8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CPI가 여전히 8%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마이클 린코(Michael Rinko) 어센드엑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4월 인플레이션이 8.1% 급등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연준이 다가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50bp 이상의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연준의 빠른 긴축은 증시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시장에도 큰 악재가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가 추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테라 폭락 사태로 흔들린 가상화폐 투자 심리가 금리인상 압박에 한 차례 더 출렁이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핵심 지지선인 3만 달러 선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2014년 이후 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200주 이동 평균선 근처에서 저점을 기록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2만 달러 선까지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의 4월 CPI가 발표되기 전 비트코인 하락을 예상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억만장자 가상화폐 투자자이자 갤럭시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당분간 비트코인이 가격이 불안정하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비트코인과 나스닥 지수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나스닥 지수가 1만 1,000선까지 떨어질 경우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선이 붕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켄터링 클락 비트코인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의 4월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심각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최악의 상황에서 2만 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지난 10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최고경영자(CEO) 제시 파월은 "비트코인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비트코인이 실제로 2만 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전재산을 투자해 비트코인에 `올인(All-in)`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오전 8시 55분(한국시간) 코인데스크 기준 전일 대비 7% 떨어진 28,880.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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