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 심리가 짙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위축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약 10조7천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초기 주식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던 2020년 동기(10조6천555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16조1천494억원)와 비교하면 33.6% 줄어든 수치다.
코스닥 시장 역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5천5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3%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동기(9조5천173억원)보다도 적다.
올해 들어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상 압박과 긴축 정책에 따라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는 연일 위축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1월 일평균 26조4천778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거래 대금은 12월 9조9천195억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올해는 10조~11조원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2∼4일에도 3거래일 연속 9조원대에 머물다가 6일에야 10조3천308억원으로 간신히 올라왔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을 나타내는 시가총액 회전율 역시 낮아졌다.
지난해 1월 24.87%를 기록했다 12월 9.88%까지 떨어진 월평균 회전율은 올해 여전히 9∼10%대를 맴돌고 있다.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코스피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휘청이는 모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표시하자 안도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다음날 미국 증시는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위원회에 퍼져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면서 통화당국의 강한 긴축에 대한 경계를 풀지 못하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과 7월 추가 2회의 50bp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된 상황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9월 금리 인상 폭은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 향방에 따라 25bp∼75bp까지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9월 금리 인상 폭을 가늠하기 위한 사실 검증(reality check) 기간을 거칠 전망"이라며 "이 과정에서 향후 1∼2개월간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 및 고용 지표에 따라 금융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 발표는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감을 강화할 것"이라며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지만, 일단 피크 아웃 형성은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