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블랙홀 이미지를 최초 촬영해 공개했던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협력단이 오는 12일 우리 은하에 관한 `획기적인`(groundbreaking) 연구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EHT는 세계 곳곳의 고성능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단일 망원경처럼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2017년 출범 때부터 우리 은하 중심에 자리 잡은 초대질량블랙홀 `궁수자리(Sagittarius) A*` 포착에 목표를 둬왔다.
그런 만큼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 은하의 블랙홀 이미지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HT 협력단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유럽남방천문대(ESO) 등 EHT 참여 기관과 과학자들이 이날 오후 1시(세계표준시·한국시간 오후 10시) 독일 뮌헨을 비롯한 세계 7개 지역에서 동시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과학적 성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HT에 참여한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같은 시각에 설명회를 연다.
EHT는 앞서 지구에서 약 5천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 중심부에 있는 태양질량 65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 이미지를 처음으로 포착했을 때도 이번처럼 `획기적인` 발표를 예고하고 공개한 바 있다.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모든 파장의 빛이 빠져나오지 못해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지만, 주변의 물질이 빨려 들어가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로 블랙홀 입구이자 경계 영역인 `사건의 지평선`(horizon of event)이 밝게 빛나는 것을 포착해 과학사 최초로 도넛 형태의 블랙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당시 고성능 전파망원경 8대를 연결해 멀리 떨어져 있는 M87 블랙홀 이미지를 얻었지만, 태양계가 속해있는 우리 은하 한가운데 자리잡은 궁수자리A*는 관측은 했지만 이미지까지 확보하지는 못했다.
궁수자리A*는 태양 질량의 430만 배로 M87 블랙홀 등과 같은 초대질량블랙홀과 비교해 상당히 작은 축에 속하는데다 먼지와 가스 구름에 가려져 있어 관측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나마 관측이 된 것도 지구와 약 2만5천 광년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과학자들은 블랙홀 이미지를 포착하는 것이 약 1만3천㎞ 밖에서 1㎜ 크기의 물체를 관측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궁수자리A* 이미지나 더 나아가 영상이 확보된 것이라면 첫 블랙홀 이미지를 얻었을 때만큼 과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