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의 73%는 `한국 사회가 여성들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남성은 29%로, 성별에 따라 답변에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인식을 보였으나, 양성평등 수준에 대한 젊은 층의 남녀 간 인식차는 눈에 띄게 컸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양성평등 실태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등 중장기 정책 수립을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조사 결과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16년 42.1%에서 지난해 29.9%로 낮아졌다.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주된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도 같은 기간 53.8%에서 17.4%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인식을 하고 있었다. `가족의 생계는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에 대한 동의 비율은 60세 이상에서는 남성 47.5%·여성 40.0%이었지만, 20대에서는 남성 17.5%·여성 9.6%로 낮았다.
성별 직종에 대한 고정관념도 완화됐다.
`직업군인, 경찰과 같이 남성이 다수 종사하는 직업은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6년 44.7%에서 지난해 18.3%로 낮아졌다.
채용이나 업무 배치, 승진 등에서 일어나는 성차별 관행도 완화됐다.
`직원을 채용할 때 남성을 더 선호한다`, `남성이 하는 업무와 여성이 하는 업무가 따로 있다`, `여성이 특정 직급이나 직위 이상으로 승진하는 데 암묵적 제한이 있다`에 각각 33.9%, 39.0%, 24.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5년 전보다 각각 4.8%포인트, 10.4%포인트, 5.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남녀에게 불평등한지를 묻는 항목에서는 여성의 65.4%, 남성의 41.4%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또 여성의 6.7%, 남성의 17.0%는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남녀 평등하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016년 21.0%에서 지난해 34.7%로 증가했다.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62.6%에서 53.4%로,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16.4%에서 11.8%로 감소했다.
성별·연령대별로는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20대 여성(73.4%)과 30대 여성(76.8%)에서는 70%를 웃돌았다.
하지만 20대 남성(29.2%)과 30대 남성(40.7%)은 10명 중 3∼4명만 이에 동의했다.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은 20대 남성(24.0%)에서 가장 높았다. 다만 20대 남성 중 이런 답변을 한 비율은 5년 전보다 11.4%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사회의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완화되는 추세였지만, 돌봄 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몰리고 있었다.
부부간 가사·돌봄 분담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68.9%가 `전적으로 또는 주로 아내가 한다`고 답했다.
맞벌이의 경우에도 10명 중 6명 이상(여성 65.5%·남성 59.1%)이 이런 답변을 했다. 20대(여성 45.3%·남성 40.6%)와 30대(여성 32.2%·남성 36.7%)에서는 가사와 돌봄을 부부가 반씩 나눠서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자녀에 대한 돌봄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문항에 대한 동의 비율은 2016년 53.8%에서 지난해 17.4%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돌봄 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과중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여가부는 분석했다.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성불평등 문제(1+2+3순위)로는 응답자의 69.2%가 `여성의 경력단절`을 꼽았다. 이어 고용상 성차별(61.1%), 남성의 낮은 돌봄참여(56.2%), 여성에 대한 폭력(40.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9∼10월 전국 4천490가구의 만 15세 이상 모든 가구원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응답자는 총 8천358명이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을 수립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