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가 급등한 원유와 나프타에 대한 일시적인 무관세 적용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업계 영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국내 16개 업종 관계자들이 참여해 올해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석유협회와 석유화학협회는 원유와 나프타에 일시적인 무관세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이 원유에 대해 무관세를 실시하고 있는 데다 미국도 0.1~0.2%의 낮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석유화학 산업에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가격도 올해 들어 30% 급등해 원가 부담이 큰 상황이다.
두 협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기본 관세가 3%인 원유에 대해 무관세 적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선과 자동차·부품 업계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선협회는 "이달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이 톤당 140만 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며 "국내 조선소 수익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조치 영향 등으로 공급망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계산업진흥회는 "일부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용 굴착기 수주 후 부품과 자재를 선구매했다"며 "현재 러시아 수출길이 막혀 손실 보전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우리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가절감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