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부품 수입 지연에 따른 국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터리 관련 수입의 80.2%, 반도체 관련 수입의 30.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한국의 배터리 부문 수입액은 41억9천144만2천달러로 이 가운데 80.2%에 해당하는 33억6천258만1천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반도체 부문 전체 수입액은 740억9천780만4천달러이며 이중 226억5천161만1천달러(30.6%)를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부품을 포함한 휴대전화 관련 수입액은 1천248억9천630만9천달러로, 이중 312억3천953만7천달러(25.0%)가 중국산이었다.
자동차 부문 전체 수입액은 204억8천597만달러이고, 이중 25억2천297만2천달러(12.3%)를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와 휴대전화 부문은 상하이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각각 11.2%, 14.3%로 높다"면서 "한국과 경제 관계가 더 긴밀한 장쑤성, 광둥성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상하이 봉쇄보다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확산 차단을 위해 3주째 경제 수도인 상하이를 봉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반도체, 전자제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가 하면 항만에서 수출입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통관 절차를 밟는 데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코트라(KOTRA) 상하이무역관은 최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 등 상하이 인근 지역도 계속해서 엄격한 교통 통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컨테이너 물류 운송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해당 지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기업은 출발 전 반드시 지역, 도로별 통행 가능 조건과 상하이 번호판 차량 진입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상하이 방역 통제 장기화는 이제 상하이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중국 전역의 연관 산업 공급망과 물류 운영에 상당한 압력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항구의 수출입 통관 지연이 지속되고 4월 이후로도 상하이 봉쇄가 이어지면서 4월 무역 상황은 (수입 규모가 감소하고 수출 성장세가 둔화한 3월보다)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일단 현재까지는 크게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걸로 관찰됐지만,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중국발 공급망 충격이 계속되면 국내 생산에서도 일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과 수출액(잠정치)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3.4% 감소했다. 해당 기간 조업일수가 지난해 8일에서 올해 7일로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