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오늘 이야기 나눌 기업은 서학개미들에게도 아픈 손가락, 쿠팡이군요.
쿠팡이 뉴욕증시 상장한지 1년이 좀 지나지 않았습니까?
당시에는 관심을 한 몸에 받았는데, 지금은 주가가 많이 떨어져있죠?
<기자>
최근 쿠팡의 주가를 보면, 이달 초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주가가 52주 최저 수준인 15달러대까지 하락했고, 지금은 다소 회복한 상황입니다.
25일 종가 기준 17.70달러인데, 상장 첫날 시초가가 63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4분의 1수준이네요.
팬데믹 기간 전자상거래, 온라인쇼핑이 그야말로 호황을 누렸는데, 쿠팡의 주가는 바닥의 바닥을 거듭하는 모습이죠.
오늘은 월가에서 쿠팡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최근에 쿠팡 요금 인상 소식이 전해졌었죠.
새벽배송 서비스 포함한 유료 멤버십 비용을 올린다는 이야기였는데, 결국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군요?
<기자>
요즘 월가에서 가장 피하라고 하는 주식이 바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입니다.
쿠팡이 말하는 `계획된 적자`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여지없이 시장에서 박한 평가를 받는데요.
쿠팡이 멤버십 요금 인상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든 것은 지금의 주가 수준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되죠.
쌓인 적자 수준이 영업수익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언급하신 쿠팡의 요금 인상을 보면, 지난해 먼저 신규가입만을 대상으로 사용료를 높였는데, 이제는 모든 회원들에게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2,990원에서 4,990원으로, 오는 6월부터 적용되는데요. 네이버나 11번가, 지마켓 같이 경쟁사와 비교해보아도 크게 차이가 없기는 합니다.
무료 배송 뿐 아니라 한 달내 무료반품, 쿠팡플레이 등이 멤버십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흑자전환에 직접적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하지만 쿠팡이 사용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2019년 출범 이후 처음인만큼, 월가에서도 모처럼 앞으로 쿠팡의 경영전략 변화에 대한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모처럼이라면, 그 동안 없었나요?
<기자>
악플보다 무서운게 무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쿠팡이 지난해 3월 상장했는데, 8월 이후부터 월가에서 보고서나 목표가 제시, 투자 의견 등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야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꼽히지만, 사실 내수가 크지 않기도 하구요.
일례로 아시아 온라인쇼핑사로 묶어 쿠팡과 JD닷컴을 비교하곤 하는데, JD닷컴은 5억7천만명, 쿠팡은 1790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켓 크기 자체가 다르죠
이달 들어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는 보고서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그 중 가장 최근인 도이치뱅크 분석을 보면, 베이 차오(Bei Cao) 애널리스트는 "최근 아시아 인터넷 업종의 공황 매도는 끔찍했다"며 "쿠팡을 비롯한 일부 종목들에게 분명한 구매 기회로 이어진다"라고 말합니다. 차오 애널리스트는 멤버십 요금 인상의 "Between the lines(행간을 읽어라)"라고 강조했습니다.
회사의 우선순위가 이제는 외형 확장이 아닌 수익 확대로 돌아섰다는 변화를 주목한 것이죠. 다만 제시한 목표가는 25달러입니다.
UBS와 잭스인베스트먼트도 쿠팡에 대해 중립이었던 투자의견 매수로 바꿨고요.
골드만삭스의 경우 새롭게 낸 의견은 아니지만, 이번 가격 인상으로 4300만달러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현 주가 대비 매우 높은 목표가 52달러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투심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앵커>
그런데 쿠팡하면 손정의 회장이 먼저 떠오르는데,
`빌 게이츠가 주목했다`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월가 큰 손들의 투자를 보려고 하는데요.
쿠팡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는 이달 초 쿠팡 주식 10억달러어치를 팔았습니다. 보유 지분의 10% 수준입니다.
반면 퀀텀펀드의 스타 매니저로도 유명한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무려 포트폴리오의 20%를 쿠팡으로 채우고 있고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경우 포트폴리오 1% 가량을 쿠팡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 지분평가액은 1억7천만달러 수준인데, 비영리재단에게는 의미있는 비중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월가에서 보는 쿠팡의 과제가 있을까요?
<기자>
골드만삭스의 Eric Cha 애널리스트가 쿠팡을 분석하면서 4가지 주요 영역으로 꼽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경쟁구도와 시장 점유율, 엔데믹 시대의 경쟁력, 규제 환경, 그리고 총 매출 성장가능성입니다.
최근에 쿠팡이 이사회로 영입한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미국 핀테크 기업 `브렉스`의 창업자 페드로 프란체스키입니다.
브렉스는 특히 신생기업들, 중소기업들의 재무 관리를 돕는 기업인데, 쿠팡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쿠팡페이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처럼 다양한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리고 또 결국은 한국을 넘어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쿠팡의 시장 규모 자체를 키우는 것이 관건이란 분석도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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