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등 132명을 태운 채 추락한 동방항공 여객기 사고를 계기로 중국에서 17년째 7천만원대에 머물러 있는 항공 사고 희생자 배상금 상한선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공 당국인 민용항공국은 2006년 발표한 `국내 항공 운송 승객 배상 한도 규정`에서 사고로 승객이 사망했을 때 항공사가 유족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 상한선을 40만 위안(약 7천600만원)으로 규정했다.
이후 16년이 지나는 동안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약 2천달러에서 약 1만2천달러로 6배가량 증가했지만 배상 한도는 그대로였다.
2014년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실종 사건의 중국인 희생자 가족들의 법정 대리인인 장치화이 변호사는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40만 위안의 배상 한도가 지금까지 올리지 않고 있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배상 수준이 지상 사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항공) 여행객 배상 책임 한도를 최소한 100만 위안(약 1억9천만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일반인들도 40만 위안의 배상 한도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 올린 글에서 "중국인은 가치가 없다는 얘기인가, 죽어도 미국에서 죽어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희생자 가족이 만일 미국에서 소송한다면 배상금이 150만 달러(약 18억원)는 될 것이고 중상으로 장애가 생긴다면 배상금이 더욱 높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