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영화산업의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CGV가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 2020년 10월과 지난해(2021년) 4월 이후 거듭된 티켓값 줄인상에 소비자 부담이 예상된다.
CJ CGV는 위기 극복을 위해 내달 4일(월)부터 성인 2D 기준 1천 원이 올라 주중 1만 4천 원, 주말 1만 5천 원으로 조정된다고 25일 밝혔다. IMAX를 비롯한 4DX, ScreenX, SPHEREX, 스타리움 등 기술 특별관은 2천 원,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천 원씩 인상된다. 무비머니(영화관람권)도 동일하게 인상된다. 단,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및 장애인·국가 유공자 우대 요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CGV는 "코로나19 이후 영업시간제한과 띄어앉기 등의 제약으로 관객이 급감했고, 주요 기대작들이 개봉을 미루며 영화산업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제작 및 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 영화산업 매출은 1조 239억 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조 5,093억 원) 대비 약 6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극장 매출 감소율은 더 심각한데 2019년(1조 9,140억) 대비 70% 쪼그라들었다. 한국 상업영화의 추정 수익률 역시 50% 역성장이 예상돼 육박해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봉하는 영화들의 대부분이 제작비 대비 50%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극장가는 임차료 및 관리비 등 고정비가 늘어나고, 상영관 취식 금지로 인한 매점 매출은 급감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영업시간제한, 좌석 띄어앉기, 방역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 2년간 CGV는 국내에서만 약 3,668억 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설 연휴가 있던 지난 2월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2020년 2월 이후 25개월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GV는 이번 영화 관람료 인상을 통해 제작·투자·배급 등으로 분배되는 금액이 늘어나 영화업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CGV 자체로도 극장 안정화 및 사업 개편 등을 추진하며 생존을 위한 기반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CGV 관계자는 "국내 영화산업은 코로나 이후 그 어떤 산업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어 붕괴 직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영화산업의 생존을 위해 피치 못하게 관람료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