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수도 도쿄 인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20여 년 사이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지난해 도쿄 인구는 전년 대비 4만8천592명 감소해 1천398만8천여명을 기록했다. 도쿄 인구가 줄어든 것은 최소 25년 전 이후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도쿄 시민들의 귀향을 돕는 비영리단체 `귀향지원센터`는 이와 관련, 지난해 귀향 희망자 약 5만명을 상담했으며 이 가운데 70% 이상은 50세 이하라고 밝혔다.
이들이 가장 선호한 귀향 후보지는 도쿄에서 고속철로 1시간 거리인 시즈오카(靜岡)현, 2위는 비교적 도쿄와 먼 후쿠오카(福岡)현이었다.
가디언은 트렌드 전문가를 인용해 지난해 도쿄를 떠나기 위해 조언을 구한 사람 수가 급증했다면서,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시행한 결과 사무실에 있는 시간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2015년 시작한 일본 정부의 지방 활성화 계획이 결실을 보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방 정부도 그동안 인구 유입을 위해 갖가지 유인책을 내놓았다.
라면 요리로 유명한 도치기현 사노(佐野)는 라면 가게 창업을 지원하는 `라면 이주 프로젝트`를 내놨고, 사이타마현 지치부(秩父)는 이주시 빈집 개조나 차량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식이다.
사노로 귀향을 준비 중인 한 40대 가장은 재택근무 확산보다 삶의 질, 보육 수준, 생활비 등이 대도시를 떠나게 하는 더 큰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기 사람들은 도쿄에서의 삶을 꿈꿨다"면서 "하지만 버블 경제 붕괴 이후 30년간 생활은 더 불확실해지고 도쿄는 매력을 상실했다. 이제 더 많은 사람이 도쿄를 떠나기를 꿈꾼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업무만 중요했지만, 이제 가족들이 생활환경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했다"고 말했다.
도쿄 중심부에 거주하는 20대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도쿄를 떠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일본 정부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지난해 지치부로 이주한 한 20대 청년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주를 권할 때) 이곳의 자연환경과 낮은 임대료를 얘기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는 만큼 이주하기 얼마나 쉬운지에 대해서도 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