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11일 블룸버그와 CNBC를 비롯한 외신들은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IT 주식이 일제히 급락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증시 개장과 함께 홍콩(-3.43%), 상하이(-1.89%) 증시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전달도 중화권 주요지수는 3~4%의 낙폭을 보였다.
(사진=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 일간차트/트레이딩뷰)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10일 10%나 폭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JD.COM 일간차트/트레이딩뷰)
뉴욕 본장에서 16% 가까이 폭락한 JD.COM은 홍콩증시에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알리바바, 바이두는 6%, 전기차 업체인 니오와 엑스펭은 9% 넘게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상하이와 홍콩증시 주변에서는 중국 정부가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직접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로 전 세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의 주가가 흔들리는 원인은 미국 증권당국의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주 `HFCAA(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 법안에 따라 5개의 중국 상장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의견거절을 결정했다. 이들 5개 기업은 3년 연속 의견거절을 받을 경우 뉴욕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들중 일부는 법률을 위반하지 않도록 별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또 다시 불거진 중국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관행과 이에 따른 증시 퇴출 우려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종목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10일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미국 SEC와 국제적인 회계관행에 부합하는 회계감사를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 기업의 회계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확대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씨티그룹 앨리사 엽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의 증시퇴출 우려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2024~2025년에 회계문제로 미국을 떠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소형주를 피하고 뉴욕과 홍콩에 동시 상장된 대형주의 경우 매수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