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다소 완화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모처럼 안도감을 드러냈다.
16일 오전 11시 32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56% 오른 2,718.42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닷새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며 3% 넘게 뛰었다. 같은 시간 지수는 870.40을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있던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고 발표하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다소 풀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과 신경전이 여전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폭을 놓고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3월로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 변동성 확대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겠지만, 시장 예상처럼 50bp(0.5%포인트)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도감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선 코스피 2,500∼2,600을 하단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회의론자로 꼽히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각국 통화정책 전환과 경기 둔화로 주가의 거품은 더 꺼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주가는 기초여건(펀더멘털) 대비 과대평가됐던 부분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며 "각국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줄이는 게 주가 하락의 직접적 요인인데, 이제는 경기 둔화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국의 선행지표가 작년 7월을 정점으로 악화하고 있고 실물 경제지표도 나빠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점쳤다.
김 교수는 "증시와 부동산 등에서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이라며 현금 확보 등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